들어가며

『100층짜리 집』은 한 번에 결말을 읽고 넘기는 그림책보다, 아래층에서 꼭대기까지 천천히 올라가며 장면을 발견하는 책에 가깝습니다. 이와이 도시오가 만든 이야기에서 도치는 100층에 사는 누군가의 초대를 받고 낯선 집으로 향합니다. 층마다 다른 동물의 생활 공간이 펼쳐져, 같은 건물 안에서도 집의 모습과 하루가 얼마나

이야기의 구조

이야기는 도치가 100층에 사는 누군가의 초대장을 받고 집을 찾아가는 데서 시작합니다. 독자는 주인공과 함께 계단을 오르며 한 층씩 새로운 방과 움직임을 만나고, 낯선 규칙과 익숙한 생활 흔적이 한 화면에 함께 놓여 있어 꼭대기에 가까워질수록 초대장을 보낸 존재가 누구인지 궁금해하게 됩니다.

이 책의 특징은 집을 옆으로 넓게 보여 주기보다 세로로 이어진 공간을 따라 시선을 움직이게 한다는 점입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위아래의 연결을 확인하고, 다음 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의 방향까지 살피면 한 장면을 보는 일과 건물 전체를 탐색하는 일이 자연스럽게 이어져 눈에 들어옵니다.

100이라는 숫자는 이야기의 배경을 크게 만들지만, 핵심은 숫자를 외우는 데에만 있지 않습니다. 10층 단위로 장면을 나누어 보면 층의 위치와 순서를 비교할 수 있고, 반복해서 읽을 때마다 처음 지나친 작은 물건이나 표정을 다시 발견하며 달라진 부분을 서로 찾아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림 속 생활

층마다 등장하는 동물은 자신의 몸과 습성에 어울리는 방식으로 집을 꾸미고 생활합니다. 그래서 독자는 같은 ‘집’이라는 틀 안에서도 필요한 가구, 잠자는 자리, 놀이 방법이 달라질 수 있음을 그림으로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고, 동물의 크기와 움직임이 공간의 모양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아이와 읽을 때는 ‘누가 사는 층일까?’라고 먼저 묻고, 그림 속 단서가 무엇인지 기다려 보는 방법이 좋습니다. 색깔, 창문의 모양, 물건의 크기처럼 눈에 보이는 근거를 말하게 하면 정답을 맞히는 대화보다 관찰한 내용을 설명하는 시간이 되며, 아이의 말이 끝날 때까지 판단하지 않고 들어 주는 태도도 중요합니다.

모든 층을 빠르게 훑은 뒤 마음에 남은 층으로 돌아가도 좋습니다. 그곳에서 동물의 표정과 주변 물건을 다시 살피고, 처음에는 보이지 않던 단서가 눈에 들어오는지 확인하며 ‘이 방의 주인은 하루를 어떻게 보낼까?’라고 상상하면 그림 속 생활 장면이 하나의 이야기로 확장됩니다.

함께 읽는 법

처음에는 부모가 문장을 읽고 아이가 그림을 따라가게 한 뒤, 두 번째에는 역할을 바꾸어 아이가 발견한 장면을 설명하게 해 보세요. 책에 적힌 문장뿐 아니라 계단을 오르는 순서와 장면 사이의 변화를 말로 표현하고, 아이의 설명을 다시 책 속 그림과 연결하면서 부모의 해석을 서둘러 덧붙이기보다 먼저 들으며 대화를 이어가면 됩

숫자에 관심이 있다면 1층, 10층, 20층처럼 기준이 되는 층을 함께 찾아보고, 어느 층 사이에서 장면이 바뀌는지 표시해 볼 수 있습니다. 숫자를 모르는 아이는 층을 세기보다 ‘아래·중간·위’로 위치를 나누어도 읽기의 흐름을 놓치지 않으며, 중요한 것은 정확한 답보다 책 속 공간을 자기 말로 설명해 보는 일입니다.

읽은 뒤에는 ‘내가 초대받는다면 어느 층에 살고 싶은가’, ‘내 방에는 무엇을 둘 것인가’를 물어보면 좋습니다. 100층짜리 집을 직접 그릴 때는 층수와 거주자를 정하고, 앞에서 본 그림의 특징을 참고하되 자신만의 규칙을 만들어 보게 하세요.

『100층짜리 집』은 도치의 모험을 따라가는 이야기이면서, 한 권의 책을 위아래로 탐색하는 읽기 경험을 보여 줍니다. 숫자, 동물, 공간이라는 단서를 차례로 살피면 아이가 흥미를 느끼는 지점에 맞춰 대화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서둘러 모든 층을 설명하기보다 한 층의 그림을 오래 보고, 책장을 덮은 뒤 자신만의 집을 상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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